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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고민 '느린' 켈리와 '숙제 완성 못한' 엔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인 원투 펀치의 부진이다.새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디트릭 엔스는 정규시즌 8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 중이다. 엔스의 등판일에 LG 승률이 0.750(6승 2패)으로 높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투구로 평균 5이닝 소화에 그쳐 불펜진 부담이 크다. 엔스가 4이닝 투구에 그친 경기가 두 차례나 된다. 6시즌째 동행 중인 케이시 켈리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하고 있다. 두 경기 연속 6실점 이상을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는 외국인들이 연승을 다 끊어버린다. 1선발(엔스)이 나선 3일 두산 베어스전은 상대 5선발과 붙은 만큼 무조건 이겨야 했는데 졌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경기에서 엔스는 5이닝 5실점(2자책)에 그쳤다. 올 시즌 켈리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1.9㎞로 지난해(144.7㎞)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가 이 시기에 컨디션이 올라오는데 아직 못 올라오고 있다"면서 "스피드가 점점 올라오지 않겠나. 그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LG는 2년 연속 '가을'만 되면 속 썩인 아담 플럿코를 대신해 엔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엔스는 '봄'부터 근심을 가득 안겨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엔스가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이면 15승 이상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직구 계열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상대가 커트하면 투구 수가 많이 늘어난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추가하면 구종 효과가 훨씬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무산됐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체인지업을 버리기로 했다. (체인지업과) 직구의 구속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던져도 상대 타자가 직구를 노린 스윙에 커트 된다는 뜻이었다. 엔스는 스플리터 장착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팔 각도가 낮아진 것을 파악, 다시 커터의 구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팔 높이를 예전처럼 올리도록 했다. 다음 등판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고민이 많다. 지금 시기는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결정하기 애매모호하다"며 "구단은 일단 대비하고 있을 거고, (현장에서는)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5.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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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1선발 지키기부터!" 18승 페이스에도 덤덤, 삼성에 진심인 '에이스' 원태인 [IS 스타]

KBO리그 다승 공동 1위(5승 1패), 평균자책점(ERA) 2위(1.79). 특급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해 원태인은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15승 이상을 달성한 삼성의 토종 선발이 될 수 있다. 2015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왕조' 마지막 해였다. 2019년 삼성 입단 당시 "왕조 부흥의 주역이 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푸른 피 에이스'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원태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개인 성적과 순위는 점차 떨어질 수 있다"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컨디션과 구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삼성의) 1선발 자리는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에이스를 향한 욕심을 내비쳤다. 사실 원태인 자신도 지금 같은 페이스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정규시즌에서 150이닝을 던졌고, 국가대표에 세 차례(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나 뽑히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 합류도 동료들보다 늦었다. 원태인도 "(시즌 준비를 늦게 하면서)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 같았는데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원태인에겐 상승세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커브라는 제5의 무기가 생기면서 투구 패턴이 다채로워졌다. 지난겨울 원태인은 새로 부임한 정민태 투수 코치의 슬로 커브를 장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로부터 초고속 커브도 배웠다.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완성했다.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위기 때마다 번뜩인다. 원태인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를 역이용하고 싶었다. 다양한 구종을 다른 각도와 스피드로 던지니까 타자들이 헷갈려 하더라. 투구의 선택지가 많아져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노련미까지 장착하며 더 진화하고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로 6년 차 원태인은 해외 구단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자격을 얻기까지 두 시즌을 남겨두고 있다.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미국 혹은 일본 진출을 꿈꿨다. 그는 "해외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잡으면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포스팅까지) 얼마 남지 않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면서도 "지금은 삼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어느덧 원태인은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 됐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승현(22·3경기 2승 1패 ERA 1.80) 이호성(20·5경기 1승 2패 ERA 4.00) 등 후배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원태인에겐 또 다른 자극이다. 원태인은 "동생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생긴다"라면서 "토종 에이스, 1선발 자리는 뺏길 수 없다. 더 잘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5.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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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몸통 회전" 4할 타율 넘보는 무결점의 에레디아 [IS 비하인드]

2022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SSG 랜더스 외국인 스카우트는 A 타자에 주목했다. 왼손 파이어볼러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걸 보고 '물건'이라고 판단했다. 강속구에 반응하면서 커브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기록할 때는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SSG 관계자는 "몸통 회전이 워낙 빨라서 투구를 최대한 지켜보고 타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배트에 공을 맞히는 면적도 넓어서 실패할 유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 타자는 2022년 12월 SSG 유니폼을 입은 기예르모 에레디아(33)다. 그는 올 시즌 KBO리그를 폭격할 조짐이다.에레디아의 타율은 1일 기준 0.393(117타수 46안타)로 리그 1위다. 오금(무릎이 구부러지는 부분 뒤쪽) 통증 문제로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했던 3월 월간 타율은 0.214로 낮았다. 하지만 컨디션을 회복한 4월 펄펄 날았다. 월간 타율이 0.408(98타수 40안타)에 이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에레디아는 '무결점 타자'에 가깝다.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컷 패스트볼,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 타율이 모두 4할 이상이다.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고 다 때려낸다. 무리하게 당겨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밀어치기도 한다. 에레디아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애틀랜타는 에레디아와 재계약을 원했지만, 선수는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SSG 관계자는 "MLB에서 백업으로 더그아웃을 지키는 것보다 경기를 많이 뛰고 싶어 했다. 선수의 의지가 강하지 않았으면 한국행이 쉽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SSG 중심 타자로 활약한 그는 재계약에 성공,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제이미 로맥(2017~2021)이 팀을 떠난 뒤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고심이 깊었는데 에레디아가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우고 있다.'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몸통 회전이 빠르면 그만큼 근육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다. 에레디아는 경기 전후 빠짐없이 몸 관리에 집중한다. SSG 관계자는 "어느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라며 "5타수 무안타를 치더라도 의기소침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 날도 있지'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정말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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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홈런왕에 '7억 달러' 줬더니 타격왕 노리네...정교해진 오타니, '떨공' 공략 달라졌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파워히터였던 그의 방망이가 전례 없이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다.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5호, 개인 통산 176호 홈런으로 일본 메이저리거 홈런 신기록도 새로 썼다.아직 시즌 초지만, 홈런 페이스가 인상적인 건 아니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9개까진 차이가 있어 홈런왕을 낙관하기 어렵다. 그보다 인상 깊은 건 콘택트다. 22일 기준 오타니는 현재 타율 0.368로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MLB 대표 교타자들을 제치고 타율 부문, 그리고 최다안타(35개) 2루타(11개)에서도 1위다.개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해도 놀라운 숫자다. 2018년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오타니는 고타율의 교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었지만(타율 0.304) 6시즌 통산 타율이 0.274에 불과했다. 기대장타율(xSLG) 배럴 타구(장타 가능성이 높은 각도와 속도의 타구) 비율, 타구 속도, 강한 타구(속도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 등 각종 수치에서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었으나 삼진 비율, 헛스윙 비율, 체이스(유인구 스윙) 비율 등은 모두 하위권이었다.다저스가 그에게 지난겨울 10년 7억 달러(9657억원)라는 역대 최대 계약을 안긴 것도 투타겸업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의 파워 때문이었다. 구단이 이런 콘택트까지 그에게 기대해서 준 계약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시즌 그의 페이스가 이전과 다르다. 장타는 기대보다 덜 나오지만, 타구 속도는 여전히 최상급이다. 여기에 헛스윙과 삼진 관련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MLB 공식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17%(리그 하위 71%)에 그친다. 하위 30%(2022년) 35%(2023년)이었던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헛스윙 비율 역시 하위 3%(2021년) 26%(2022년) 12%(2023년) 수준이었으나 올 시즌은 하위 52%(24.2%)로 리그 평균 수준으로 개선됐다. 콘택트가 달라진 배경에는 오프스피드(스플리터, 체인지업,포크볼, 스크류볼), 이른바 '떨공(떨어지는 공)' 공략이 있었다. 올 시즌 오타니는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슬라이더, 커브, 너클볼, 스위퍼, 슬러브) 상대로 각각 헛스윙 비율 20.9%, 35.3%를 기록 중이다. 모두 지난해(패스트볼 25%, 브레이킹볼 40.3%)보다 낮다.다만 오프스피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작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에 30% 이상의 헛스윙 비율을 기록했다. 신인 때는 무려 47%나 헛스윙을 기록했고, 첫 MVP를 받았던 2021년에도 39.9%를 기록했다. 가장 잘 대처한 2022년 조차 30.1%였다.반면 올해는 헛스윙 비율이 20%대도 아닌 18.9%에 불과하다. 방망이에 맞아나가니 결과 역시 좋다. 지난해 오프스피드를 쳐 타율 0.267, 장타율 0.534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올해는 타율 0.368, 장타율 0.737을 기록 중이다. 말 그대로 단점 없는 타자로 변신 중이다. 오프스피드 공략 비결에는 'MVP 트리오'의 우산 효과도 있는 거로 보인다. 떨어지는 공은 말 그대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져야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해까진 상대 투수들이 오타니에게 유인구를 던져도 됐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제외하면 오타니가 나가도 불러들일 타자가 없었다.반면 올해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이상 다저스) 등 강타자들이 앞뒤로 포진됐다. 오타니로부터 무작정 도망칠 수 없고, 자연히 스트라이크존 안에도 변화구를 넣어야 했다.그 결과 올해 오타니를 상대로 던진 유인구 비율이 크게 줄었다. 2021년 오타니 상대 오프스피드 아웃 존(스트라이크존 바깥) 투구 비율은 68.8%였고, 2022년 59.3%, 2023년에도 62.7%에 달했다. 반면 올해 유인구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구종 비율은 47.1%에 불과하다.오프스피드 유인구 상대 헛스윙 비율도 지난해 50.5%에서 36.4%로 크게 줄었고,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상대 헛스윙 역시 25.4%에서 11.5%로 급감했다. 문자 그대로 '완전체' 타격이다. 홈런은 아직 리그 순위권이 아니지만, 지난 2021년과 2023년처럼 6월 이후 홈런을 몰아칠 경우 MLB 역사상 최초의 지명 타자 MVP 역시 가능성이 보인다.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오타니는 22일 기준 1.5를 달리고 있다. 팀 동료 베츠(1.9)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다. 충분히 MVP 사정권인 데다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포함해 다관왕을 수상한다면 명분도 쌓을 수 있다. 지금 페이스에 홈런만 더해져도 최다안타, 출루율 등 5관왕 이상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18:01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ERA 4.50' 야마모토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이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MLB) 역대 투수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4482억원)에 계약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를 향한 기대가 엄청났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전 소속팀인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비용으로 5000만 달러(690억원) 이상 지급했다. 계약 총액이 4억 달러(5516억원)에 이른다.하지만 시즌 초반 야마모토의 행보는 기대 이하다. 21일(한국시간) 기준 그의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2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 20개(피홈런 3개)로 12실점(11자책점)했다. 볼넷(5개)/탈삼진(30개) 비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떨어져 있다. 서울시리즈로 치러진 MLB 데뷔전 충격(1이닝 4피안타 5실점)에선 벗어났지만, 이후에도 4경기 평균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문제점은 뭘까. 시범경기에서 야마모토의 투구를 지켜본 현지 전문가들은 '구위가 좋지만, 커맨드는 기대 이하'라고 입을 모았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NPB에서 23경기, 평균자책점 1.21(164이닝)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거뒀다. 투구 비율을 살펴보면 평균 153㎞/h 포심 패스트볼이 41.7%, 평균 145㎞/h와 124㎞/h인 스플리터와 커브가 각각 26.3%, 15.6%였다. 그런데 야마모토는 MLB 데뷔 첫 4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 41.5%, 커브 28%, 스플리터 23.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으로는 커브가 1.6㎞/h 빨라졌고, 컷 패스트볼은 1.6㎞/h가 떨어졌다. 나머지 구종은 스피드 차이가 없다.눈여겨볼 부분은 구사율이다. NPB에서는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스플리터가 확실한 무기였는데 MLB에선 3%포인트(p) 가까이 줄었다. 대신 커브 비율이 13%p 가까이 늘었다. 투심 패스트볼은 아예 투구 레퍼토리에서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율 모두 떨어졌다. 종합해 보면 일본에서와 달리 야마모토의 커브 의존도가 높아졌고, '여전히' 스플리터를 많이 던진다. 20일 기준 MLB 모든 투수의 스플리터와 커브 비중은 각각 3.2%와 8.2% 정도. 쉽게 말해 포심 패스트볼을 제외하고 스플리터와 커브를 이렇게 많이 던지는 MLB 투수는 현재 야마모토가 유일하다. 독특한 공 배합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MLB가 슬라이더와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 시대라는 점이다. MLB에는 구종 트렌드가 있는데 2020년대 접어들면서 포심 패스트볼보다 투심 패스트볼, 커브보다는 슬라이더와 스위퍼가 주종을 이룬다. 물론 유행은 돌기 마련이다. 새 구종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인기 있던 구종이 다시 각광받기도 한다. 타자 눈에 익숙해지면 구종도 그에 따라 변화하는 셈이다. 야마모토의 경우 요즘 투수들이 피하는 커브를 많이 던지는 게 부진의 원인일 수 있다. 지난해 '유령 포크볼'로 좋은 성적을 낸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처럼 '스플리터 비율을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단순히 공 배합이 아닌 NPB보다 떨어진 커맨드의 문제일 수 있다.원인이 무엇이든 야마모토의 현재 성적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과연 그가 어떤 전략 수정으로 계약 당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1 19:22
프로야구

양의지의 탄성 자아낸 칼날 제구력, 류현진의 100승 도전

"메이저리그를 다녀와서인지 정말 칠 수 없는 공만 쏙쏙 던지더라."국가대표 출신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동갑내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상 37)과 12년 만에 투타 대결을 펼친 후 소감이다. '괴물 투수' 류현진이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에서 KBO리그 통산 100승에 도전한다. 앞서 류현진은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KBO리그 복귀 후 4번째 등판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KBO리그에 4216일 만에 추가한 승리였다. 개인 통산 99승째.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선 3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5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내려갔다. 29일 KT 위즈전에선 6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9실점(4와 3분의 1이닝) 불명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것도 한 이닝에만 7타자 연속 안타 포함 8안타 1볼넷 9점을 내줬다.류현진은 두산전에서 완전히 달라진 위용을 선보였다. 양의지가 11일 류현진의 낙차 큰 커브를 파울로 겨우 걷어내고선 마운드에 선 동갑내기 류현진을 바라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양의지는 "원래 욕을 잘 안 하는데"라고 머쓱해하며 "메이저리그를 다녀와서인지 정말 칠 수 없는 공만 쏙쏙 던지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양의지는 "경기 뒤 현진이의 투구 분석표를 보니 보더 라인에 꽂힌 공이 대부분이었다"며 "나도 모르게 그런 탄성이 나왔다. 또 한 번 구위에 놀랐다"고 말했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극찬을 받는 양의지도 대처법을 찾기 어려운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점점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현장의 한 지도자는 "류현진이 한화와 늦게 계약하고, 2월 말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준비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구위와 컨디션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현진은 11일 경기에서 안타를 단 1개만 맞았다. 삼진은 8개나 잡아냈다. 이날 직구 최고 스피드가 시속 147㎞까지 나왔다.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도 날카로웠다. 류현진은 "제구력이 문제였다. (주 무기)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팔 스윙을 더 빠르게 하는 등 다른 접근으로 (문제점을) 잡은 것 같다. 직구와 비슷한 각도로 가다가 떨어지는 공이 되면서 헛스윙이나 범타 유도가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류현진이 개인 통산 195번째 등판에서 KBO리그 통산 역대 33번째 100승 투수에 도전한다. 이형석 기자 2024.04.17 11:30
프로야구

[IS 고척] 157km 강속구 받아쳐 2루타 쾅, ML 쇼케이스는 성공적···김혜성 "다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타구가 외야로 쭉 뻗어나가자 관중석에서는 '와~'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평가전에서 2-5로 졌다. 전날(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이어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혜성은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전을 포함해 두 경기에서 7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첫 타석에서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김혜성은 3회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그는 0-1로 뒤진 3회 초 무사 1루에서 지난해 MLB 정규리그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한 오른손 투수 보비 밀러의 시속 157km 포심 패스트볼을 자신 있게 공략했다. 타구는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의 키룰 훌쩍 넘겨 펜스를 맞고 나왔다. 1루 주자 김성윤(삼성 라이온즈)은 3루, 김혜성은 2루까지 들어갔다. 김혜성은 경기 후 "선두 타자 (김)성윤이가 안타로 출루해 찬스로 연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내게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여서 과감하게 스윙을 돌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반겼다. 대표팀은 이후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내야 땅볼 때 1-1 동점을 만들었고, 김혜성은 강백호(KT 위즈)의 외야 플라이 때 2-1로 앞서가는 득점을 올렸다. 김혜성은 5회 좌익수 뜬공을 기록한 뒤 이어진 수비 때 교체됐다. 김혜성은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2루수에서 유격수로 포지션 전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키움은 포스팅 신청을 허락했다. 김혜성은 KBO리그에 7시즌 통산 826경기에서 타율 0.300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다만 김혜성은 장타력에 다소 아쉬움이 있다. 통산 OPS는 0.753으로 낮은 편이다. 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트레이드루머스는 "파워가 부족하다는 점이 MLB 시장에서 김혜성의 매력을 제한할 수 있지만, 적어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타석에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왼손 타자"라며 "다음 겨울에는 스피드와 콘택트 능력을 갖춘 2루수로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혜성은 이날 MLB 강속구 투수의 157km를 받아쳐 장타를 만들어내며 '쇼케이스'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는 "후회 없이 경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다시 없을 소중한 기회여서 실수 없이 내 모습을 다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척=이형석 기자 2024.03.18 22:33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MLB 시범 경기에서 '인상적인' 선수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3월 20~21일)'로 정규시즌 막을 올린다.현재 MLB에선 겨우내 갈고닦은 기량을 점검하는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며칠 전 미국의 한 MLB 애널리스트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와 '신병기'를 소개했는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MLB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선두 주자는 지난해 20승을 기록한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스)이다. 현지에선 스트라이더가 새롭게 장착한 커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탈삼진율이 36.8%로 1위. 탈삼진의 95%를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잡아냈는데 여기에 커브를 추가, 투구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브라이스 밀러(시애틀 매리너스)도 눈여겨볼 선수다. 지난해 데뷔한 밀러는 인상적인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32. 밀러는 오른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315로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다만 왼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558로 MLB 투수 중 뒤에서 두 번째였다. 그런 그가 왼손 타자를 극복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있다. 100마일(160.9㎞/h)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변화 중이다. 그린의 공은 빠르지만 움직임이 작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비중이 워낙 높았다. 올겨을 그는 스플리터와 커브를 배합, 타자를 현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투구 레퍼토리가 확장되면 타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원투 펀치' 케이시 마이즈와 타릭 스쿠발은 포심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렸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된 마이즈는 평균 구속이 95.4마일(153.5㎞/h)로 빨라졌고 무브먼트 역시 향상했다고 한다. 스쿠발은 평균 97.4마일(156.8㎞/h), 최고 99마일(159.3㎞/h)의 빠른 공을 앞세워 시범경기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 중이다. 3이닝 동안 무려 14번의 헛스윙을 유도, 탈삼진(8개)과 볼넷(1개)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선수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MLB 무대에선 '미스터리 박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타구 스피드 109.7마일(176.5㎞/h)짜리 홈런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을 비롯해 쟁쟁한 빅리그 타자들도 지난해 해내지 못한 타구 속도였다.이정후는 빅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시범경기지만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과 선구안 그리고 스피드, 흠잡을 곳 없는 수비 능력까지 보여주며 오버 페이(1억1300만 달러, 1492억원) 지적을 잠재우고 있다. 본경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미국 진출 첫해 1번 타자와 중견수라는 공수 중책을 맡아 생각보다 빠른 적응력으로 정규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3.13 08:43
프로야구

[IS 대전] "재밌게 던졌다, 만족한다" 류현진, 4이닝 쾌투…개막전 'LG 빅매치' 청신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1실점했다. 사사구 없이 탈삼진 2개. 투구 수는 62개(스트라이크 41개)였다. 경기 전 "4이닝, 60~65구"를 예고한 최원호 한화 감독의 구상대로였다.지난 1일 라이브 피칭으로 65구를 소화한 류현진은 7일 자체 청백전에서 46구를 투구했다. 경기 뒤 불펜에서 20구를 더 던져 투구 수를 늘렸고 KIA전에선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최고 148㎞/h까지 나온 직구에 컷 패스트볼(커터)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를 요리했다.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으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가진 뒤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이날 등판은 자칫 무산될뻔했다.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잡혀 경기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12일 등판이 불발되면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도 확신할 수 없었다.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 제동이 걸리면 개막일에 맞춰 몸을 만들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경기가 정상적으로 시작해 한시름 놓았다.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초 1사 후 이우성의 우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김도영의 적시타로 실점했다. 하지만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각각 범타 처리,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2회는 한준수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맞았지만 별다른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챙겼다. 3회는 삼자범퇴. 4회 류현진은 나성범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 실점 위기에 몰렸다. 압권은 무사 2루 소크라테스 타석.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3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브와 직구 2개가 ABS 존에 걸치는 '보더라인 피칭'이었다. 최형우와 김선빈을 연속 범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5회 한승주와 교체됐다. 류현진은 경기 뒤 "재밌게 던졌다. (팬들의) 함성이 커서 기분 좋았다"며 "던지려고 했던 개수, 이닝을 다 하고 내려온 거에 대해 만족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구속)가 잘 나왔다. 전체적으로 괜찮지 않았나 한다. 일요일(17일)에도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하고 있어야 할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12일 시범경기는 한화의 9-1 승리(8회 강우콜드)로 끝났다. 한화 타선은 0-1로 뒤진 1회 말 안타 4개와 사사구 7개로 9득점,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 노시환이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맹활약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선 최인호(2사사구 2득점)와 요나단 페라자(1안타 1사사구 2득점)는 4득점을 합작했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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